젓대誘艇
쑥대머리 - 안숙선
곡우(穀雨)
2017. 6. 18. 13:23
쑥대머리 - 안숙선
쑥대머리 鬼神形容 寂寞獄房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이 보고지고
五里亭 이별후로 一長書를 내가 못 봤으니
父母奉養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輿人新婚 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桂宮姮娥 秋月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莫往莫來 막혔으니 鸚鵡書를 내가 어이 보며
輾轉反側의 잠못 이루니 胡蝶夢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어 事情으로 便紙 헐까
肝腸의 썩은 눈물로 임의 畵像을 그려볼까
梨花一支 春帶雨에 내 눈물을 뿌렸으니
夜雨門令 斷腸聲에 비만와도 임의 생각
秋雨梧桐 葉落時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錄水芙蓉 연캐는 採蓮女와
提龍網菜에 뽕따는 여인네들도 郎君 생각 일반이라
나보다는 좋은 팔자
獄門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蓮 캐려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獄中孤魂이 되거드면
무덤 앞에 있는 돌은 望夫石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섰는 낭기(나무)는 相思木이 될 것이니
生前死後 이 寃痛을 알아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저 퍼 바르고 울음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