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대誘艇

흥타령-김수연

곡우(穀雨) 2017. 6. 19. 18:27

 

화면은 영화 [취화선]의 씬들임.

 

~~~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밤새도록 놀아보리라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청계수 맑은 물은 무엇을 그리 못잊는지 울며 느끼며 흐르건만

무심타 청산이여 잡을 줄 제 모르고 구름은 산으로 돌고 청계만 도느냐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허무한 세상에 사람을 내일 재 웃는 길과 우는 길은 그 누가 내었던고

뜻이나 일러주오 웃는 길 찾으려고 헤매어 왔건마는 웃는 길은 영영 없고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님 지성으로 부르고 불러

이 생의 맺힌 한을 후생에나 풀어주시리라 염불발원허여보세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만경창파 수라도 못다 씻은 천고수심 위로주 한잔 술로 이제 와서 씻었으니

 태백이 이름으로 장취불성이 되었네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 저것이 꿈이로다 꿈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는 꿈 꿈은 꾸어서 무엇을 할거나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행여 님이 오시려나 삼경이면 오시려나

고운 마음으로 고운 님을 기다리건만

고운 님은 오지않고 베게 머리만 적시네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 찬 바람에 어이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이 너 뿐인가 하노라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에~ 얄궂은 운명일세

사랑이 뭐길래 원수도 못보는 눈이라면 차라리 생기지나 말 것을

눈이 멀었다고 사랑조차 멀었든가

춘삼월 봄바람에 백화가 피어나듯 꽃송이마다 벌 나비 찾어가듯 사랑은 그 님을 찾아 얼기설기 맺으리라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지척에 님을 두고 보지 못한 이 내 심정 보고파라

우리 님아 안보이네 볼 수 없네 자느냐 누웠느냐 애 타게 불러봐도 무정한 그 님은 대답이 없네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 아깝다 내 청춘 언제 다시 올거나 철 따라 봄은 가고 봄 따라 청춘가니 오는 백발을 어찌 헐거나

아이고 데고 허허~~어 음~음 성화가 났네 에~

 

( 정정하게 살아 계실 때의 내 할머니가 이 가락을 읊조리실 때 어린 나는 괜히 구슬픈 마음이 되곤 했다. 50년 전의 할머니가 지금의 내 나이일 때 이 가락을 자주 읊으셨는데 이제 내가 그 때의 할머니 나이가 되어 이제사 이 가락을 마주하고 있구나.

가난한 집에서 시집 온 어린 색시가 재취역할 하시면서 마음고생을 말로 할 수 없을만큼 깊게 하셨다는데, 늙은 남편 보내고 삼십년 너머 홀로 사시면서 힘들 때마다 외로울 때마다 할 줄 아는 노래가 이것 뿐이었을테니 할머니 품에 안겨 듣던 내게는 애절함이 그대로 전달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 내 육신의 일부가 할머니의 것이니 이 곡조에 그리움은 진하게 우러나오기만 하는구나.)

김수연 명창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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