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시간 암장에서 새 친구와 같이 운동하기로 했었는데,,,
큰 아이를 내일 이사시켜야 하기에 집사람과 준비를 하느라 운동 은 취소했다.
장을 봐서 아파트를 들어서려는데
출입문 왼쪽 나무에 흰꽃들이 붙어 피었다.
매화!
이번 주 날이 따뜻해서 얘들이 피어났구나!
얼렁 지난 봄까지 봄 전령사로 맞이했던 이전 집 앞 매화나무에 가봤다.
2층에 살면서 겨울이 물러갈 무렵이면 날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던 크지 않은 매화나무-
날 하나가 지날 때 돋아나는 몽오리 크기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봄의 발걸음을 재던 녀석이다.
다른 나무에 비해 작기에 늘상 햇살 뺏기며 아둥바둥 화단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세상에~
지금 보는 가지들이 아직 시커멓기만 하다.
매화몽오리가 돋아날 무렵이면 나뭇가지에도 생기가 올라보이는데 죽은 나무처럼 생기가 보이지 않는다.
나무에 위해가 있었나 살펴봤지만 아무런 상처도 흔적도 없다.
이 나무 온 가지에 매화 몽오리는 딱 하나만 돋아 있다.
바로 옆 매화나무에는 피어난 꽃송이들이 제법 매달려 있다.
지난 봄까지 개화가 비슷했던 녀석들인데..
내가 집을 옮기고
겨울 끝시절에 관심을 주지 않아서일까?
7년간 이른 봄엔 녀석과 계절을 함께 했었는데
그 마음을 받지 못한 서러움을 느낀 것일까?
마음이 짠해졌다.
얘야,
네가 주었던 봄 개화는 내 사진으로 남아 있고
돌아갈 수 없는 덜 늙은 시절의 추억으로 내 인생에 자리하고 있으니 너무 서러워하지 말거라.
긴 시간 살다보면
또 다른 이가 네게 정을 주게 될테니
나와의 이별엔 너무 서러워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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