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떼고 붙다

松下問童子

곡우(穀雨) 2015. 10. 2. 22:28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賈島의 송하문동자를 禪詩로 보지 않았다면 수많은 그림들 송하문동자는 그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소나무 아래의 선비와 童子問答 모습을 표현한 명대의 古畵]

 

세 번째 구절과 네 번째 구절에서 작자 이상으로 독자들이 含蓄的 의미를 해석해내는 것 같다. 사실 화가들의 표현력이 시를 창작한 시인보다 더 나았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짧은 네 구절 漢詩보다 그림 송하문동자를 봤던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기에..

어쨌든,

나같은 匹夫로 하여금 12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를 읊조리게 하는 底力은 천재 이상의 재능이다.

그럼에도 이 시의 작자 가도는 출세의 외길, 관리가 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과거에는 수없이 낙방하고 어찌어찌해서 운이 닿아 고관대작을 만나 호구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에 이름 석자 남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가도가 낙방에 낙방을 거듭하던 시간에도 합격을 하고 고관이 되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이었겠는가. 그러나 그들 중 누구의 그 무엇이 송하문동자 이상으로 1200년 너머 지난 이 시점에 필부로 하여금 그 著作을 읊조리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능력은 보는 눈에 따라서 다르다.

시험관이 보기에 가도는 합격선에 미흡했으므로 충분한 점수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바보였다지?

먹물은 1200년 전에 말랐으나 저작은 지금도 빛나고 있다.

 

마음이 동하는 때에 이 싯귀도 먹물로 써 봐야겠다.

내 시신을 감쌀 종이 한 장이 늘어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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