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 思惟

설이 며칠 뒤이다

곡우(穀雨) 2020. 1. 20. 07:52

제사음식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제사를 모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사음식 상품은,

두터운 스티로폼 상자 안에 음식과 과일들은 물론이고 여러가지 제사 때 필요한 것들이 들어있다.

제사준비가 온라인에서 세트상품 하나만 골라 주문하면 끝인 것이다.

 

그래서 제사음식 상품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이 많이 바쁜 사람, 시간 여유가 없는 사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

가정에서 주로 시키지만 납골당에서도 회사에서도 시킨다.

갖가지 제사 용품을 준비하려면 돈은 돈대로 들면서 신경이 여간 많이 쓰이는게 아니다.

얼마나 편한가

 

그런데 제사라는 관습행위를 보자면,

마치 손소공의 머리에 씌운 삼장법사의 굴레같이 느껴진다.

 

제사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은 죽은자를 위한 것이지만 사실은 산자에게 산자를 위한 것들이다.

 

차려진 음식들은 죽은이가 먹는게 아니고 산자들이 먹는다. 최고급으로. .

죽은자를 위해 하는 경건한 기도는 거꾸로 산자가 자신의 심적안정을 위하는 염원이다.

 

제례는 인간이 만들어낸 풍습일 뿐이다.

젯상에 드리는 절을 몇번을 하는지, 술을 몇번을 올리는지, 그 시간을 언제로 하는지, 참여자의 성별을 어떻게 가름하는지 등은 모두 권력자가 자신의 의도대로 정하는 차례인 것이다.

단지 긴 시간을 두고 틀을 갖춰왔을 뿐이다.

원시 종교가 긴 세월 흐르면서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종교의 모습으로 변한 것처럼..

 

제사를 모시는 것은 열성적인 종교신도가 기도를 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압박하는 행위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 싸지않은 제사상품을 주문하는 것은 그 압박을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요일에 교회에 가야만 심적 안정을 갖는 사람들처럼..

좀 안타까운일이다.

 

설은 새해를 맞는 행사 날이면서 조상을 기리는 의미를 부여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이 설이다.

어떤 자세로 설을 맞는가는 사람마다의 마음대로이겠다.

좋은 날인데 손오공의 굴레가 되지 않으면 더 좋겠다.

'生活 思惟'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차 끓이기  (0) 2023.07.14
비염과 감기  (0) 2020.10.16
바깥에서 활동해야 되는데..  (0) 2019.03.06
2017년 12월 5일 오후 10:45  (0) 2017.12.05
음식 섭취를 12시간 이내로 제한하면  (0) 201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