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질

2008 LIG코리아오픈

곡우(穀雨) 2008. 4. 6. 21:01

2008년 4월 6일 일요일

날씨 화창, 개나리 벚꽃 만개, 기온 15도 이하...

LIG 코리아 오픈 마라톤 대회 잠실 일대의 풀코스 참가-

지난 달 중순의 동마로 인해 풀코스에는 1000여명의 달리미들만 신청했다.

그러나 결과를 지켜보자니 골수 매니아들이 주로 참여한 듯하다.

4시간 30분 이내의 골인이 대다수인듯하다.

 

심한 감기몸살로 인해 동마를 포기하였으니 오늘 대회는 꿩 대신 닭인 셈이다.

하지만 훈련스케줄은 동마에 맞춰서 진행해왔고 이후 망가진 컨디션과 훈련효과 희석된 시점에서 동마의 기록을 기대하기란 무리-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하여 목표 기록은 양보하고 보스토너 기록이나 확보하자!

 

대선배 한 분을 잠실 주 경기장 밖에서 만나 출발 준비를 마쳤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5,10km 구간의 참가자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

지난 주의 인천대회 참가인원에 비하면 훨씬 적은 듯하다.

단촐할 정도로 적은 참가자들 속에서 또 한번의 레이스를 시작한다.

 

  

경기 시작 전 두 번이나 화장실에 다녀 왔지만 출발선에서 또 찾아오는 소변의 부름~

1km 지점에서 화장실 신세를 졌다.

한강 고수부지에는 간이 화장실이 많아서 좋다.

무척 빠르게 가던 3시간 30분 페메는 그 사이 저 멀리 달아나 있다.

1분은 지체한 듯하고...

 

조금 더 달리다보니 아무래도 새로 입은 싱글렛은 좀 조이는 느낌이다.

바세린을 얻어 바르면서 또 다시 지연...

 

한강둔치,

양재천을 돌고,

탄천 35킬로까지는 무난한 레이스를 끌어갔다.

여기까지 4분 55여초를 들락 거리는 기록은 무리가 없어 순조로웠다.

 

하지만 대회 일주일 전부터의 컨디션 부실은 어김없이 형벌로 다가왔다.

35킬로 이후 구간은 또 다시 악전고투가 되어 버렸다.

37킬로 이후부터는 그저 정신력이 절대로 필요했다.

허벅지는 뻣뻣해지려 하고 발바닥은 불이 나는 듯하다.

다리는 움직여지질 않는다.

골반과 엉덩이 부분은 마비된 듯하고...

 

걷자고 속삭이는 악마의 유혹-

유혹이 끝없이 이어지는 마의 구간에서 생각한다.

'왜 이 고생을 돈 내고 사서 하는지?'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하는 행사-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은 길기도 하다.

 

40킬로에서는 급수후 2분간을 걸었다.

겨우 3시간 30분 이내에 골인했다.

겨우내 목표했던 기록에는 10여분이나 모자란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해야지...

완주를 축하해 주러 온 친구와 함께 두어 잔의 맥주로 좋은 봄날 하루를 장식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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