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질

2008파워런 대회

곡우(穀雨) 2008. 12. 1. 18:54

- 쓸쓸한 농사 마무리 -

(2008파워런 미사리 마라톤대회 후기)

 

기온 6도,

바람 거의 없슴,

구름 약간의 청명한 날씨

 

복장 선택이 난제였다.

아침 기온이 많이 추워서 반타이즈와 롱타이즈 그리고 긴팔 티셔츠와 겉에 입을 싱글렛을 준비했다.

모자도 바람이 차단되는 걸로 준비하고...

장갑은 일반 목장갑을 준비했는데 아주 적당했다.

많이 춥지 않았으니...

반타이즈 하의와 덧입은 상의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대회 코스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내의 주변 순환도로였다.

대략 5킬로 정도 되는 일주도로를 겹치지 않게 왕복시켜서 LAB당 10킬로를 만들고 이를 4회 반복하는 마라톤 코스로 경정일정이 없는 시즌이라서 공원을 찾아오는 일반인이 거의 없어 한적했다.

차량이나 사람들의 이동 등에 제한을 전혀 받지 않으므로 좋은 조건이었다.

 

현장에서 배번을 수령하며 어림잡아 본 명단 상의 참가자는 full코스에 100여명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누구라도 완주만 하면 무조건 100위 안에는 들겠군?...

 

여러모로 좋은 대회였으나, 경정장 북편의 직선구간 약 2km는 평탄도가 아주 불량한 보도블럭 인도로써 달리기에 무척 불편하였다.

조심스럽기도 했고 힘도 들었다. 물론 속도도 쳐지고...

같은 구간을 4회 반복하여 달렸으니 약 8km구간의 도로조건이 불량한 셈이다.

 

다른 종목(10km, HALF) 주자들과 혼합되어 달리게 한 점도 좋지는 않았다.

 

이 대회는 올해 달리기 농사가 흡족하지 않아 보충기회로 선택한 일종의 '시간외 거래' 이다. 

중앙마라톤 이후의 훈련이 부실하여 기록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20분벽만이라도 넘어서고 싶었는데 조금 부족했다.

 

출발 전 생각으로 km당 4분40초보다 빨리 달리지 않기로 했다.

실제 출발하여 달려보니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다지 빨리 달리지도 못하겠다.

(그러나 결과를 보니 페이스 운영은 생각뿐, 또 초반 over pace가 있었고 기복도 심했다)

 

부표들만 떠 있는 호반은 바라보는 내내 노를 저어대는 카약, 카누의 모습이 상상되었으나 11월의 마지막 날씨만큼이나 쓸쓸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경정이 있는 상황이라면 수면의 보트와 경주를 해 볼 수 있을텐데...

 

3LAB부터는 HALF주자들이 많이 골인하고 난 구간이라서 주로가 정말 한적해졌다.

주자들이 가뭄에 콩나듯 드문 드문하다.

100m에 한 명이나 있다가 없다가...

각지에서 온 세 사람과 초반부터 비슷한 레이스를 해 갔는데...

골인 3km를 남겨 놓고 모두에게 쳐지고 말았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32킬로 이후의 마라톤 벽은 역시 고통이다.

이번에는 그 고통을 즐겨보려고 했지만 마지막 LAP의 보도블럭 구간 부터 40km급수대까지는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결국 100여 미터를 걸으며 몸을 달래며 타협하고 말았다.

아쉬움이 남는 구간이다.

  

골인 전에는 망가지는 줄 알았던 온 몸이 골인하고 난 후 어떤 곳도 아프지 않았다.

다만, 불량도로면 탓에 왼쪽 발등이 좀 불편하게 되었으나 2~3일 지나면 괜찮아질 정도의 상태인것 같고...

달리기 중에 엄살 피운 몸뚱이에 배신? 당한 기분이다.

 

막걸리 한 병을 받아서 혼자 다 마셨다.

달리고 난 후 마시는 막걸리 맛이란 그야말로 좋은데...

못 이룬 기록에의 아쉬움은 마음 한켠에 씁쓸함으로 남는다.

 

한 해의 마지막 농사를 이로써 마쳐야 하는가 보다.

 

5km=  23;17

10km=22;50

15km=24;32

20km=22;31

25km=23;30

30km=24;39

35km=23:37

40km=27;03

full  = 10;16

3-21;25

 

일부러 분당에서 성내역까지 찾아 와 이동시켜 준 불곰에게 또 빚을 졌다.

다음에 막걸리는 내가 살께~

고마워!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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