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山

180801 등반바지

곡우(穀雨) 2020. 2. 19. 23:07

혼자 웃는다.

 

여름바지를 내일 입으려고 챙기는데 엉덩이부분이 찢겨 있다.

두군데나-

아내가 옆에서 이를 보더니

'바지를 오래 입어서 삭았네' 한다.

'응, 그렇네..' 하고선 얼른 접어버렸다.

나일론소재 섬유는 여간해서 삭아내리지 않는다. 이제 두 여름 입은 바지이니..

어디인지 집히지는 않으나 아마도 이 바지를 입고 했던 등반에서 침니 비비기를 했을 것이다.

 

학창시절 볼펜으로 필기를 하다가 잉크가 나오지 않을 때의 작은 희열,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하다가 코피가 터져 나올 때의 묘한 기쁨? 뭐 그런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될 줄은 몰랐기에 있던 옷으로 대충 나려했던 계획은 틀어졌다. 올여름 더위가 심하긴 해도 두 주 지나면 식을텐데 여름바지를 다시 사야 되겠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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