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山

200621(일욜)푸른길-선인봉

곡우(穀雨) 2020. 6. 23. 11:06

선인봉 푸른길 2020.0621(일) 산머루산다래 정기등반 참여.

참여자: 곡우, 난나, 김순희, 선호님(등반순)

고온건조한 날.

포돌이광장에서 일찍 출발했다. 어프로치 때는 시원했는데 등반을 시작할 때는 뜨거웠다 .

 

[1피치]
겨울 이후 슬랩훈련을 하지 않아서 애초 약한 슬랩등반력이 완전 잼병이다.
개념도상 5.9급인데 한 발을 올리는 것도 어렵다. 기온이 27도쯤이었을텐데 발끝에 힘이 모아지지 않았다.
초장부터 볼트를 밟았다.  작년의 골수슬랩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2피치]
시커먼 물길쪽으로 진입할 때 슬랩등반 능력이 상당히 필요하다.
하늘길 크랙이 시작되는 곳에서 날등의 우측으로 붙어야 하는데,,,
칸테를 잡고 보니 벽면은 일어서 있고 당겨보니 왼손은 칸테에서 미끄러져 버린다. 발을 붙이고 오를 수가 없다.
이 칸테 3개의 볼트구간이 이 루트의 크럭스인갑다. 도무지 안된다. 하늘길 크랙으로 오르다가 확보점 두번째 아래의 볼트에서 칸테를 돌아넘어 푸른길에 진입했다.

[3피치]

크랙 아랫부분의 어려운 구간. 2피치 칸테 초반보다는 낫다.

출발 후 크랙 아래까지의 초반부는 칸테 등반이다. 역시 어렵다.
볼트를 밟아야 했다.

이어서 크랙에 진입한다.
크랙의 초반은 약간 나팔성이지만 이내 양호한 조건으로 변한다. 찰지게 먹히는 손재밍, 발재밍을 이어가며 오르면 된다.
볼트들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볼트 중간마다 캠을 하나씩 넣으며 올랐다.

크랙은 마지막 볼트에 도달하면서 발이 쑥 들어가는 크기로 바뀌고 두 개의 턱 밑에 닿게 된다.
2층의 촉스톤에 올라설 때는 왼발을 후킹하고 일어서면 된다.

확보점은 높은 건물의 테라스처럼 운치있는 곳인데 그늘까지 진다. 조망도 좋고 빌레이 보기에 아주 좋다.

 

[푸른길 4피치]

거대한 바위 사이에 낀 두 개의 촉스톤 2층이 3피치 확보점이다.

4피치는 침니를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실 우측의 침니벽도 커다란 촉스톤이다.

1번 볼트가 우측벽면 중간에 있다. 우측벽에 등을 대고 양벽을 두 발로 밀면서 오르면 우측 벽의 끝에 올라서게 된다.

2번 볼트는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있고 슬링이 걸려있다. 깍쟁이 홀드가 보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추락하게 되면 10미터 아래 바닥을 치게 되는 상황이다. 개구리와 슬링을 걸고 두 스텝을 인공 진행. 이후에는 홀드가 좋았다.

4번 볼트가 직벽에 있다. 직벽을 넘어서면 5번 볼트가 있는데 그 보다 약간 더 윗쪽에 오래된 문고리 볼트가 있다.
이 직벽은 볼트 윗쪽에 반마디 걸리는 홀드들이 있는데 볼트 아래는 스탠스가 없다시피 한 벽이다. 직등하면 난도가 11급이상일 것 같다. 빌레이어가 대응하기 어려운 조건인지라 인공등반도 포기했다. 왼쪽으로 길게 돌아서(10a급 수준) 문고리 볼트를 지났다.
확보점 테라스까지는 쉽다.

등반을 일찍 시작했는데도 해가 산너머로 가서 그늘이 진다. 시원한 바람에 조망이 아주 좋다.

 

난나님, 김순희님은 워낙 내공이 있는 분들이고 선호님도 그레이드가 많이 올라와서 팀 등반이 아주 순조로웠다.

요델길을 올라오신 산이좋아대장님과 순동님, 오솔길님, 올리브님과 함께 모여 즐거운 담소를 즐기며 순동님이 가져 온 떡과 한라봉으로 꿀맛 식사를 했다.

 

[하강]
푸른길 4피치 확보점 테라스는 요델버트레스, 푸른길, 하늘길에서 모이는 곳이다.
1차 하강은 하늘길 3피치 확보점에 닿는다. (*** 반자 하강시 60자는 2미터 짧다)
2차 하강은 푸른길 1피치 확보점에 닿는다. 60자가 짧을 경우 주의해야 한다.
3차 하강은 60자를 반 꺽어 바닥에 닿는다. (바닥의 우측 끝 바위턱에 내린다)

 

1차 하강은 베알자일 60자를 절반 꺽어 내려갔다. 이곳 하강을 해본 적이 없어 자일 양끝에 옭매듭을 해두었다.
하늘길 3피치 확보점에 2미터 가량 모자랐다. 무전으로 연락해서 두 동을 연결하여 2번, 3번을 하강시켰다.
2,3번이 확보한 뒤 자일을 갈아탔다. 이럴 상황을 예상하고 어센더를 차고 있었지만 황당했다.
하늘길 4피치에서 반자하강한다는 말을 여러차례 들었는데 70미터 자일을 사용할 경우였겠다.
끝매듭해두지 않고 자일이 하강기에서 빠지면 ??? 상황 끝이다. 아찔한 상황이다.

 

2차 하강시 자일이 자꾸 하늘길 크랙으로 빨려들어간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1번 하강자는 가능한한 배낭이나 여분 자일을 매지 않아야 한다.
크랙에 깊이 들어간 자일을 꺼내서 내려뜨리며 하강을 한다. (이렇게 크랙이 있는 곳에서 하강을 할 경우엔 자일 끝매듭을 해두면 안된다)
1피치 확보점에 닿았을 때 한쪽 자일이 좀 짧았다. 두 동에 매달렸기 때문에 자일들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한 동에 한 명이 하강을 하게 되면 60자가 꼭 맞게 닿는다.
나는 한 쪽 자일이 짧기에 하강기에서 자일이 빠져 나가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역시 큰일 날뻔 했다.

 

푸른길 소감;

2피치 확보점 상하의 칸테구간은 익숙하지 않은 패턴의 등반이고 보통의 11a그레이드 개념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 곳이다. 우물안 개구리의 시각이어선지???

4피치는 2번 볼트에서의 위험과 하강시 위험 때문에 클라이머들이 피하는 것 아닐까?

루트 전체를 봤을 때 바로 옆의 하늘길보다 더 어렵고 더 위험한 야성적인 길이다.

이번 등반에서 위험한 상황을 여러번 체감했다.  다른 곳을 등반 할 때에도 더 집중하고 주의해야함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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