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머루산다래 공지등반
곡우, 평강, 유산독서, (그냥,진정)
공지 등반지는 숨은벽이었다.
효자2통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려 국사당~밤골 계곡을 더듬어 길을 자꾸만 바꿔 타며 높이 높이 올랐다.
끝내 호랑이굴이라는 좁은 정상의 틈 너머로 산 반대쪽까지 확인하고 되돌아 내려와 선 숨은벽 암장-
7년 전에 해봤던 그 벽이 아니었다. ???
벽의 경사가 기억보다 더 곧추 서있다. 벽의 경사는 문제가 아니다.
쌍볼트 체인 앵커가 단 하나만 보였다.
어떤 볼트도 보이지 않았다.
바윗면은 온통 퍼렇게 보였다. 근래 어떤 등반도 없었다는 증거다.
캠을 두 벌 가져 갔으니 등반이야 되겠지만 등반선은 단 하나만 보였다. ??? 참나...
응달이어서 찬 바람 탱탱 부는데 놀러 나와서 쌩고생을 해야 할 판이다.
이런 벽에서 등반을 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
자일파트너로 오시기로 했던 평강님은
숨은벽릿지 출발위치로 가 계셨고,,,
멘붕의 아침이었다.
백운대 아래의 슬랩 교육장 밑에 모여 빵을 먹으며 합의 봤다.
인수남면도 괜찮다는 평강님의 의견이 있었으나
두 사람에게 완등 루트를 안겨 드리기엔 백운대 남면이 더 나을 것 같아 써미트암장으로 잡았다.
우리보다 먼저 온 다른 팀들이
녹두장군, 김개남 길을 하고 있어서 우린 자연스레 써미트e-
12시 가까이 되었겠다.
1피치는 역시 어렵다.
5번 볼트에서, 크랙홀드에 끼운 왼발 엄지가 자꾸만 삐져 나와버린다.
6번 볼트에서는 홀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볼트를 밟아야 했다.
(6번 볼트에서 얇은 누룽지를 잡고 왼손을 멀리 벌려 왼쪽 크랙을 잡아야 하는데 이날은 그걸 까 먹었다)
2피치의 출발 동작은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다.
턱에서 오른쪽으로 넘아가는데 크랙의 방향이 반대라서 홀드가 없는 셈이다.
지난번에 흐르는 물 때문에 손이 터져 추락했던 초반부 상단의 오른손 한 마디를 걸치는 턱은 문제되지 않았다.
건조한 공기가 홀드를 좋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3피치 초반 오버행으로 출발하는 크랙은 첫볼트까지의 구간이 크럭스이다.
크랙에 깊게 손을 넣어 홀드를 잡고, 중간 이후에는 주먹과 손재밍으로 진행. 왼발 디디는 곳은 오버면이라서 오른발을 크랙에 재밍해야 된다. 발이 나쁘지만 손이 장악되니 아주 어렵지는 않다.
첫볼트 이후에는 3,4호 캠을 두번 넣고 레이백으로 진행하면 쉽다.
4피치는 두 길이다.
쉬운 크랙을 5m쯤 직상하여 턱 위의 볼트를 따라 턱을 넘어가는 방법과
왼쪽 바윗면에 보이는 2개의 볼트를 보고 슬랩을 오르는 길 중,
왼쪽 길을 선택했다.
2번볼트가 가까워서 난도가 있는 줄 알았는데 많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2번 볼트 이후 엠보싱 형태로 볼트 거리가 먼 상부 슬랩면이 부담스러웠다. 슬로퍼 홀드로 손가락끝에 힘을 강하게 모아 진행했다. 아래에 있는 빌레이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서 추락하면 많이 떨어지게 되니 절대로 추락하면 안된다.
건조한 날이라서 바윗면이 까칠까칠하니 손도 발도 터지지 않는다.
15시10분에 말구 정상 도착 완료.
3명 등반으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무에 줄이 걸릴까봐 1차는 30자 하강, 2차는 두 줄 하강으로 1피 앵커에 도착, 3차는 반자 하강으로 바닥.








2피치-




4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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