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서부경(寒鴉栖復驚) - 김시습 / 171011
楓葉冷吳江 (풍엽냉오강)- 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
蕭蕭半山雨 (소소반산우)- 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 (한아서부정)- 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 (저회롱사오)- 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 (묘묘황운성)- 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 (의의홍엽촌)- 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 (상사억원인)- 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 (청이첨쇄혼)- 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비 내리는 가을 아침에 골라 본 한시 한 수-
김시습은 유아기에 벌써 천재라고 알려져 있다.
심지가 바른 탓에 시류에 야합하지 못하고 비운의 길을 걸었지만 명석함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가 접했던 기일원론은 화담이 공부했던 방법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지만 어쨌튼 600여년이 지난 오늘의 현대과학에 관통되는 이론이라 생각하기에 진정한 천재로 인정한다.
시 중의 오강이 어디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반산이라는 표현은 알 것 같다. 온 산이 아닌 산의 부분에 비가 내리는 모습을 생각하면 되겠지?
마지막 두 절은 역시 사람에 대한 그리움.
산이 아름다워도 좋은 사람이 같이 할 때 더 좋은 산행이 되듯이 두 구절에 가을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화담의 마음 속에는 황진이가 있었는데, 매월당의 마음 속에 살았던 여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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