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떼고 붙다

걸식 乞食 - 陶淵明

곡우(穀雨) 2016. 7. 3. 11:36

乞食 - 陶淵明

 

飢來驅我去

不知竟何之

行行至斯里

叩門拙言辭

主人解余意

遺贈豈虛來

談話終日夕

觴至輒傾杯

情欣新知歡

言詠遂賦詩

感子漂母意

愧我非韓才

銜戢知何謝

冥報以相貽

 

 기래구아거 ; 배가 고파 길거리로 나섰으나

부지경하지 ;  어디로 갈지를 모르겠다.

행행지사리 ; 걷고 또 걸어 어느 동네에 이르러

고문졸언사 ; 문을 두드려 놓고 차마, 말이 나오질 않는다

주인해여의 ; 주인이 나의 처지를 알고

유증허래 ; 은혜를 베푸니 헛걸음은 아니었구나

담화종일석 ;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날이 저물어

상지첩경배 ; 술잔 기울이기를 더한다.

정흔신지환 ; 서로 만나서 벗이 되어

언영수부시 ; 기쁨을 읊으니 시가 되네

감자표모의 ; 내게 베푼 은혜 고맙기만 하고

괴아비한재 ; 한신같은 인재 아닌 내가 부끄럽기만 하네.

함집지하사 ; 어찌 보답할지 가슴깊이 감사한다

명보이상이 ; 저승에서라도 다시 만나 보답하리라


*구아거 ; 스스로 내어 몰리다.

*叩 두드릴 고

*拙 졸할 졸, 서투르다

* 상지첩경배 ; 잔 상, 잔질하다.  문득 첩, 번번이.  <- 술잔 기울이는 잔질을 많이 했다? 

* 시인이 관직생활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 살다보니 궁핍한 생활을 했는데,

기근이 왔을 때 유랑길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방랑시인의 풍류로 보면 김삿갓도 만만치 않은데??


* 漂母意 ;

한신이 가난한 시절에,

빨래가 생업이던 아낙네(漂母)에게서 한동안 그녀의 밥을 얻어 먹었고 그 후 한신이 크게 성공한 후 그녀에게 보답을 했다는 미담이 중국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작가들의 글에는 이런 설화들과 사회가 갖고 있는 관념어 등이 수사로써 사용되곤 한다.

표모를 모르고 어찌 이 싯귀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韓才도 마찬가지다.

한신의 재주라니...


한시,

글자에 따로 있는 사연을 모르고서는 해석이 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작문에서는 대개 독자가 끄나풀을 잡을 수 있게 빌미를 붙여서 쓰는 것이 독자 많이 모으는 작가들의 배려성 테크닉이다.

쌩뚱맞은 수사를 쓴다는 것은 작가의 무성의로 비쳐질 수 있고 독자와 겉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의 한자 사용의 한계였겠다.

문자로 상세한 서술이 불가능한 면은 어조사, 부사 등의 사용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현대의 문자에 비해 일관성이나 규칙이 자의적이라 할 수 있겠다.

다용도로 쓰이는 밀가루 반죽처럼...

중문학을 잘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이겠다.

문학자들에게 경의를 보내야 되겠다.